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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영화를 감명깊게 본 사람을 만난다면 그 영화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게다가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래서 데이트를 할 때면 영화를 즐겨 보는가보다.
며칠동안 계속 눈이 내리면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얼마전 합창단에서 부르면서 마음 속으로 깊이 좋아하게 된 이수인님의 "외갓길"이라는 가곡이다. 단순한 가사에 동요같은 멜로디지만 노랫말과 멜로디가 화학적으로 잘 결합된 걸 보면서 역시 작사자가 직접 곡조도 붙이니까 더 좋구나 생각했다.
흰눈이 자욱하게 내리던 그 날, 아버지와 뒷산길 외가 가던 날
아름드리나무뒤에 뭐가 나올까 아버지 두 손을 꼭 잡았어요
흰눈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는 언덕길을 주르르 외가 가던 날
앞치마에 손을 닦던 우리 어머니 달려가 반가이 꼭 안았어요
처음에 이 노래를 부르면서 "혹시 이분도 외가가 경기도 광주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의 기억 속의 외가 가던 길을 떠올리게 했다. 경안천을 따라 이십리를 거슬러올라가면 집 뒤에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던 나의 외갓집.
어느해 엄마가 막내 동생을 낳고 몸조리 하러 가신 동안 아버지와 손 잡고 산너머 물건너 외가 가던 기억, 반가이 맞이해주신 우리 엄마. 세대는 다르지만 이수인님과 나는 같은 것을 경험했고, 같은 것을 사랑한 것이다. 팔순을 앞둔 "늙은 소년"은 지금도 그 노래를 부르면서 감상에 젖는다. 그 노래를 부를 때 "중년의 소년"이 된 나도 마음 속에 울림이 일어난다.
이수인선생님은 이 노래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요즘 아이들에게는 외갓집이라는 것이 다 똑같이 생긴 아파트잖아. 그래서 그 옛날 모두 어렵게 살 때의 마음의 고향이란 걸 잘 몰라..."
성경에도 모세와 이사야, 에스겔 선지자같은 분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목도했을 때, 다니엘과 요한이 장래의 일들을 목격했을 때, 바울이 주님이 소원인 교회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을 설명하다가... 공감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쓴 것처럼
고전12:12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같은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함께 있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사정과 생각이 달라서 아직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궁색하다면 순서를 바꿔도 좋을 것이다. "함께 있고 싶어서 같은 것을 경험하는 방법".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 든든히 연결되어 세상을 정복하는 놀라운 일들, 그 일을 위해 우리는 함께 한 해를 수고하며 사랑하며 달려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함께 경험하고, 공감하고,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정복하여 하나님의 나라로 변화시켜 나아갈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