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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역사가 요세푸스는 유월절 절기를 위하여 270만 명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다고 기록하였다(JW II, 14:3). 물론 학자들은 요세푸스의 기록이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보지만 1세기 로마시의 인구가 1백만명 정도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유월절 기간 동안 예루살렘이 얼마나 혼잡했을까 짐작이 된다.
로마 총독은 이 기간에 민란을 우려하여 민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했으며 치안과 민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도착할 때 엄청난 무리가 평화의 왕으로 오시는 다윗의 자손에게 "호산나"를 부르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고는 적잖이 긴장했을 것이다.
예수님 일행은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3km정도 떨어진 베다니에 숙소를 정하셨다. 이미 제자들에게 세 차례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지만(8:31; 9:31; 10:32) 예수님의 장례식과 관련하여 아무도 어떤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다. 종교지도자들과 가룟유다가 예수님을 잡아죽일 흉계를 구하는 것과 이 무명의 여인의 아름다운 헌신은 극적인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요한복음 12장에 의하면 이 여자의 이름은 나사로와 마르다의 동생인 마리아이다. 마리아는 예수님이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자리로 들어와서 소중하게 간직해두었던 향유옥합을 깨뜨려 주님의 머리에 부어드렸다. 제자들은 이 여자가 값비싼 향유를 쓸데없이 허비했다고 심하게 책망했다.
요한복음12장에 의하면 여자를 심하게 책망한 사람이 가룟유다였고, 마가복음 14장에 의하면 다른 제자들도 그 책망에 동참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통념은 여자들이 음식을 나르는 목적 이외에 남자들의 식사테이블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에티켓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요한은 유다의 행적에 대하여 좀 더 소상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추가하고 있다: 요한복음 12:6 "이렇게 말함은 가난한 자들을 생각함이 아니요 그는 도둑이라 돈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감이러라".
가룟유다는 예수님의 은혜의 가치를 전혀 깨닫지 못하여 오히려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는 동안, 무명의 한 여인은 엄청나게 귀한 향유옥합을 깨뜨려 한 번에 부어드려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음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은 선명한 대조와 아이러니를 이루고 있다. 오천명을 먹이실 때 제자들이 2백 데나리온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3백 데나리온은 참으로 큰 액수이다.
예수님은 사회적 통념과 편견을 넘어 옥합을 깨뜨려 헌신한 이 여자의 행동은 다름아닌 수난을 앞둔 예수님의 장례식을 준비한 것이라고 칭찬을 하셨다. 제자들이 보기에는 불필요한 허비였지만 예수님이 보시기에는 지극히 소중한 믿음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위해 소중한 옥합을 깨뜨리고 있는가? 주님을 위해 또는 이기심과 쾌락을 위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