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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자의 눈에 기독교는 주인공이 죽어버린 재미없는 영화이다. 예수님은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10:39)고 말씀하셨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죽으셨고, 부활하여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 보여주셨다.
만일 부활하신 예수님이 친절하게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 또는 총독 빌라도와 분봉왕 헤롯에게 직접 나타나보이셨으면 통쾌하고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을 텐데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그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나사로를 보고서도 예수님을 믿기는 커녕 오히려 나사로를 죽여 없애려고 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표적을 보고도 믿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인생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지적인 동의가 아니라 믿음이다. 유대인들은 눈에 보이는 표적을 요구했고, 헬라인들은 이성적으로 말이 되고 이해가 되는 과학적 설명을 요구했지만 하나님은 다소 미련한 방법으로 '믿음'을 요구하신다. 믿으면 이해가 되는 것이지, 이해하고 믿으려 하면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조건이 좋아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발휘되지 않은 능력을 인정해주고 사랑할 때 러브 스토리가 더욱 감동적인 것처럼.
예수님은 표적을 보고 따르는 자들에게는 자신의 몸(신변보호)을 의탁하지 않으신다(요2:24)
하나님의 나라 즉 천국에 가는 길에 대하여 과학적인 설명을 요구한 니고데모에게 예수님은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3:6)라고 선문답같은 말씀을 주셨다.
역사적으로 십자가는 양극단적인 대우를 받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십자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십자가를 경멸하고 저주하였다.
유대인들은 수백 년동안 강대국들에게 억압을 받으면서 구원자를 간절히 기다렸다. 구약성경에 예언된 메시야에 관련된 구절들을 종합하여 자기들이 생각한 메시야관(觀)을 세워서 믿고 있었다. 어쩌다가 위대한 사람이 나타나면 그가 메시야인가 면밀하게 검증하였다. 그러던 중에 예수라는 한 목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들의 판단 기준에 예수는 자격미달이었다. 그래서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다. 메시야는 그렇게 신분이 낮고 나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사야서 53장처럼 고난받는 종으로서의 메시야 예언을 간과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런 메시야는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십자가는 오늘도 우리에게 믿음을 요구한다. 표적을 구한 유대인들도, 지혜를 구한 헬라인들도 십자가의 도를 발견하지 못했다.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생명의 길이 되어주셨다. 그것은 믿음으로 얻는 축복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