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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1:22-34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
하나님이 함께해주신다는 것은 성도의 삶에서 가장 큰 복이다. 그런데 ‘내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과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시는 것’은 별개의 사건이다. 하나님이 ‘임마누엘’ 되신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나는 선택적으로 하나님과 동행한다. 어떤 때는 하나님이 든든하지만, 어떤 때는 하나님을 감춰놓고 산다. 그러면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지만 결국 문제가 꼬인다.
아브라함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믿음의 조상이기 때문에 언제나 하나님과 함께 했을 것 같지만 그는 실제로는 제 멋대로 신앙생활 할 때가 종종 있었다. 약속의 땅에 살다가도 애굽에 내려갔다가 그곳 사람들이 두려워서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일은 얼마 후 그랄 땅에서도 반복된다. 그랄 왕이 사라를 궁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그 저녁에 하나님이 그 나라의 모든 태를 막으시고, 모든 사람과 짐승에게 성기능에 장애가 오게 하셨다. 태를 닫으셨다는 말이 그 뜻이다. 아마 블레셋 사람들이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한 징조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날 밤 꿈에 그랄왕에게 개입하셨다. 결국 그 저녁에 사라는 욕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남편에게로 돌아올 수 있었다.
22절의 “그때에”는 그런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던 이후를 말한다. 약속의 땅에 도착했으면 바로 영적 축복들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구원 받은 성도의 삶에는 계속 뭔가 기다림이 계속된다. 뭔가 새로운 장이 바로 열릴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 하나님은 인간적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그 때에 가서 역사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시간을 정해놓고 “이 때 쯤이면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자주 넘어지고 실망하고 말 것이다.
아브라함이 가나안에 정착한지 25년이 지났고, 쫓아낸 서자 이스마엘은 장가를 갔는데(21:22), 언약의 아들 이삭은 이제 젖을 뗀 상황이다. 그런데 아직도 가나안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무슨 이유에선지 블레셋에 내려가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생각할 때 “아,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모든 기득권과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나 여기까지 온 것이 좋은 선택을 한 것일까?” 하며 후회하지 않았을까?
사라를 누이라 속였던 일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그랄왕이 군대장관 비골을 데리고 다시 아브라함을 찾아왔다. 찾아와서 하는 말이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는 것을 내가 알고 잘 있다.” 아브라함은 스스로 생각할 때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는 것 같아서 그래서 불안해서 외국에 와서 매일 불안하게 살고 있는데, 어린 아들이 언제 자라서 민족이 될지 답답하고 초라한 생각에 빠져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방의 왕을 통해서 아브라함을 위로해 주신다.
앞에서 하나님은 블레셋 왕에게 아브라함을 ‘선지자’라고 소개하셨다(20:7).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실수로 빚어진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셨을 뿐 아니라 그를 이방 왕 앞에서 한껏 높여주신 것이다.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은혜이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삶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과연 그의 산업이 번성하고, 아들이 잘 자라고, 노년에도 건강하게 열심히 일하고, 그의 종들의 가는 곳마다 칭찬을 듣고, 그의 일이 다 잘 되는 것을 보고, “아브라함이 선지자라고 말씀하시더니 역시 그와 함께 하시는구나”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을 그랄 땅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유일하게 부탁하는 것이 있다. “거짓말만 하지 않겠다고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해 달라.” 아비멜렉은 일개 족장에 불과한 아브라함에게 간곡하게 부탁한다. 그 대화의 모습이 23절에 잘 나타난다. 그랄 왕은 길고, 간곡하고, 공손하게, 사정하듯 말하고 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대답은 상대적으로 짧고 퉁명스럽기까지 하다. 영어느낌으로 말하자면 “O.K” 하고 만 것이다. “그러지뭐.” 하나님이 성도를 세상가운데서 높여주신다.
아브라함은 이 기회에 그동안 우물로 인하여 일어났던 불미스러운 일을 거론하여 바로잡고자 한다. 그랬더니 26절에 아비멜렉이 이르되 “누가 그렇게 했는지 나는 몰랐다.” 사실 왕이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모든 민사사건에 대해서 다 알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왕은 아주 공손하게 대답한다. 그랬더니 아브라함이 이번에 확실하게 그 우물의 소유권의 인정을 받아낸다. 아브라함이 왕에게 양과 소를 그 증빙물로 준다. 그리고 28절에 추가적으로 일곱 암양새끼를 따로 또 구별해서 주면서 이 우물을 아브라함이 직접 팠다는 증거까지 확실히 인정받는다. 그들은 그곳의 이름을 ‘브엘세바’라 하였다. 아브라함은 그랄 땅에 정착할 터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삭은 브엘세바에서 상당기간 유년기를 보냈을 것이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거기서 영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불렀다’는 말이 ‘증거했다’는 뜻이다. 에셀나무는 상록수로서 7미터까지 자라는 좋은 목재이다. 랜드마크가 없는 광야에서 우물의 소유권을 나타내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땅에 살면서 표시를 낸 것이다. 이 이야기는 창세기에서 작은 일화이지만 이 사건이 주는 교훈은 “성도들을 이 세상에서 별 볼일 없는 존재라 할지라도 이방인들은 우리를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선지자로 기대하고 바라본다”는 사실이다. ‘임마누엘 하나님’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 우리를 언제나 높여주기를 원하신다.
세상의 원리대로 하면 그랄 왕이 아브라함을 죽이거나 빼앗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막아주셨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천사들로 보호해주시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함부로 여김을 당하지 않게 재켜주신다. 가끔 거울을 보면 초라한 중년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그 거울 뒤에 하나님의 능력이 보인다. 하나님이 나를 이 도시로 부르셨구나, 이 소중한 한 분 한 분과 군대를 이루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곳에 든든히 뿌리 내리기 원하시는구나. 아브라함처럼 이 도시에 에셀나무를 심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깃발을 휘날려야 되겠다. 하나님이 등 뒤에 든든히 계시는구나 생각하면 어깨가 펴지고 허리가 펴지는 것을 느낀다. 세상 앞에서 당당한 성도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객관적인 눈으로 세상적인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지 마세요. 내가 하나님의 선지자라는 그 중요한 사실을 나는 잊고 사는데 아비멜렉은 알아보고 찾아옵니다.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시도다.” 그런데 나는 언제나 아비멜렉을 부러워하고, 그의 군대장관을 두려워해서 되겠는가? 겨우 눈에 보이는 것을 부러워한다면 우리는 아비멜렉 위에 설 수가 없다. 영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능가할 수 없다. 그러나 영적인 눈으로 보면 아 하나님이 저 영혼을 나에게 붙어주셨구나!알 수 있다. 내가 저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그들의 집은 다 멸망을 당할 수밖에 없구나!오늘도 임마누엘의 하나님이 우리를 응원하신다. “내가 너를 선지자로 세웠는데, 네가 기도해서 소돔과 고모라의 롯의 가족을 살려냈는데. 네가 기도해서 블레셋의 모든 막힌 태를 열어주었는데, 내가 애굽왕도 네 앞에 굴복시키지 않았느냐?내가 블레셋 왕도 네가 공손하게 말하게 하지 않았느냐?”그런데 아브라함이 자꾸 스스로를 낮게 여겼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안타까우실까요?
세상이 탐욕과 쾌락과 자본주의에 빠져 가더라도, 하나님의 에셀나무처럼 잘 자라나서 지역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해주는 교회가 됩시다. 우리가 토요일마다 전도하는 것은 이곳에 에셀나무를 심는 것이다. ‘이 땅은 내가 그리스도의 피로 산 내 땅이다. 여기가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이런 메시지를 세상 사람들에게 등대와 같이 보여주기 원합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한 영혼을 만나면 족합니다. 우리 교회를 통해서 삶에 지친 영혼이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 되면 그것이 가장 우주적인 사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뭐래도 이 지역에 에셀나무를 심게 하셨으니까 여기에서 “네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하신다”는 고백을 들을 것입니다. 긍정적인 변화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도의 지위는 세상 왕의 지위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늘 아버지, 우주의 창조자시오, 우리 아버지가 우리의 지위를 높여주실 때 그 신분에 맞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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