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 25:27-34 장자권의 소중함-요약
본문에서는 에서와 야곱이 한 집에 살고 있지만 600년 후모세가 창세기를 기록할 때는 에돔족속은 이미 이스라엘과 원수가 돼 있는 시대이다. 민수기 20:18에 보면 에돔왕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가는 길에 자국의 땅을 지나가지 못하도록 칼을 들고 나와서 막았다. 형제 민족이 애굽에서 4백년간 종살이 하다가 할아버지의 땅으로 들어가겠다는데 길 인심이 대단히 야박하다.에서와 야곱은 친형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자권 매매 사건을 통해서 많지도 않은 쌍둥이형제가 원수가 된 것은 안타까운 가정사이다. 한 가정의 작은 아픔이 후대에 가서 얼마나 큰 일로 커지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삼상21:7에서도 다윗을 곤경에 빠뜨리고 제사장 80명이 도륙당하게 한 것도 바로 에돔사람 도엑 때문이었다. 이후에 남왕국이 멸망할 때 에돔 사람들은 조소하며 좋아했다. 에돔출신 분봉왕 헤롯은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다. 끝내 그 후대 왕들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아 죽이고, 성도들을 괴롭힌다. 어떻게 보면 형제간에 가볍게 주고 받은 일화 같은데 한 쪽에서는 마음에 품고, 원수로 삼고, 끝내 그 권리를 주장해서 아버지의 축복까지 도적질해내고 형제간에 원수가 되는 이야기가 한 가정사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을 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장자권이 어떤 일로 팔리게 되었는가?에서와 야곱 쌍둥이가 장성하매 에서는 사냥군이 되고, 야곱은 장막에서 엄마를 돕는 부드러운 아들이 됐다. 아버지는 에서가 사냥한 고기 때문에 에서를 편애했고, 엄마는 가사를 잘 돕는 야곱을 편애했다.
어느날 에서가 사냥길에서 돌아와 심히 배가 고팠다. 마침 야곱이 죽을 쑤고 있었는데 그는 "그 붉은 것을 내가 먹게 하라"고 구걸했다. 히브리어 원어성경에는 “그 붉은 것, 그 붉은 것” 두 번 말한다. ‘죽’이라고 음식의 이름을 말하지도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황급한 말투가 그대로 느껴진다. 에서에게는 배고픔이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배고픔의 문제를 스스로 잘 다스릴 줄 모른다면 에서처럼 한 그릇 팥죽에 장자권을 팔아 버릴 수도 있다. 오늘날에도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우리의 장자권, 구원을 팔아넘기는 경우가 많다.
마태복음 4장에서 예수님이 40일 동안 금식하신다. 사탄은 40일을 기다렸다가, 예수님이 가장 약해지셨을 때 접근해서 “이 돌들을 가지고 떡을 만들어 먹으라”고 유혹했다. 예수님은 신명기 8:3말씀으로 마귀를 물리치셨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4:4).
먹고 사는 문제라 하는 것은 세상에서는 최고의 가치이다. 무슨 죄를 지어도 ‘생계형’이라는 말을 붙이면 형량을 감해준다. 그만큼 먹고 사는 문제는 세상의 인간에게는 가장 높은 가치, 숭고한 가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영원의 문제지 이 세상에서 ‘잘 먹고 덜 먹고’가 아니다. 그것을 망각하면 구원도 신앙도 팥죽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그 외아들을 희생시키셨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시켜서 이루신 구원이다. 그러므로 구원을 소홀히 여기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은혜에 가장 치욕을 안겨드리는 행위이다. 에서는 자기의 장자권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다. 아버지 이삭이 아내 리브가의 불임을 위해 20년 동안 간절히 기도해서 60세에 낳은 소중한 아들이면서 에서는 자기에게 주어진 장자의 특권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있다. 무엇 때문에? 당장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오늘날에도 먹고 사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것 때문에 신앙을 함부로 여기면 안 된다. 육신을 입은 인간에게 배고픔의 문제는 그 당시 그 순간에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그것은 느낌 뿐이다. 우리는 영적인 사람들이므로 영적으로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에서는 "나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언약을 경시한 것은 분명하다. 32절에서 그는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하며 그 육적인 가치관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과연 한 끼 정도 굶어서 사람이 죽는가? 에서는 자기의 현실의 고통을 과장하고 있다. 우리들도 자신이 겪는 고통은 다른 사람이 당하는 고통보다 더 크고, 가장 고통스럽다고 생각하기 쉽다. 배고픔이라는 것은 마치 작은 달이 400배 큰 태양을 가리는 일식현상처럼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가릴 수 있다. 성도가 빠지기 쉬운 착시 현상이다.
서울 안국동에는 오래된 집들이 많다. 오늘날에도 한옥마을이 잘 만들어져 있다. 어떤 사람이 그중 한 고택 사서 수리하는데 집 천정 속에서 오래된 문서와 화선지 두루마리들이 많이 나왔다. 인부들이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지나가던 고물장수가 그것을 보고 가져갔다. 그런데 지나가던 골동품 전문가가 리어카의 두루마리들을 보고 담배값을 주고 샀다. 그 두루마리 속에는 한석봉의 붓글씨, 신사임당의 묵화가 가득했다. 고물장수는 담뱃값을 받고 횡재했다는 듯이 휘파람을 불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런 일들이 유럽에서도 많이 일어난다. 어떤 사람이 보니까 아이들이 렘브란트의 그림 원판을 표적삼아 다트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가치를 알아본 행인이 사탕 값을 주고 사서 몇 백억에 팔았다는 이야기들도 실제로 신문에서 본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영적 축복이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팥죽 한 그릇 값도 안 돼 보인다. 그런데 영적으로 보면, 하나님의 입장에서 우리를 무슨 값으로 사신 것인가? 외아들의 목숨과 바꾸어서 나를 사신 것인데 나는 그 은혜를 무엇과 바꾼단 말인가?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33절에 야곱은 에서에게 재촉한다 “오늘 내게 맹세하라." 에서는 말뿐이지만 장자의 명분을 야곱에게 팔아 넘겼다. 야곱이 팥죽을 에서에게 주니,...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이것은 쌍둥이 두 형제간이 있었던 일이다. 서로 손도장 찍고, 서류를 쓴 것도 없다. 어디 가서 공증 받은 것도 아니다.이 사실에 대해서 아버지에게 “아버지, 형이 장자권을 나에게 팔았으니 이제부터 제가 장남입니다” 그러면 “이 녀석아 그게 돈으로 팔고 살 수 있는 물건이더냐?”
먼저 나온 것은 장남이고, 나중 나온 것 차남이다.
에서는 그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 없었지만, 야곱은 소중하게 여겼다. 소중한 것이 누구의 소유가 되느냐?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에게로 돌아간다.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중한지 모르면 결국은 소유권을 잃게 된다. 심지어 팔지 않아도,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나중에는 제 손으로 내다 버리게 되어 있다.
여러분 우리에게 주신 구원을 소중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와 바꾸지 마시기 바랍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잠시 세상에 좋고 나쁨입니다. 더구나 우리 나락 같은 곳에서는 밥은 다 똑같은데 반찬이 조금 다를 뿐이다. 어디에서 먹느냐의 차이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