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락의 멋은 에두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밀양아리랑의 한 소절이 생각난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정든 님이 오셨는데 인사도 못해. 행주치마 입에 물고 입만 방긋 요즘에야 겨울에도 꽃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옛날에 동지 섣달 즉 12월 말에 꽃을 본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었을 것이다. 여인은 자신을 동지섣달에 핀 꽃처럼 소중한 자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행주치마와 여인이라는 미약한 명분 때문에 먼 여행에서 돌아온 정든 임을 보고서도 과감하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다. 자신이 정든임을 반갑게 맞이할 최우선순위인 줄 알면서도, 아니 정든임이 가장 그리워했을 사람인 줄을 알면서도 행주치마 벗어던지고 가장 예쁜 모습으로 달려가 안기지 못하고, 그저 한 발치 떨어진 곳에서, 행주치맛 고름을 입에 물고 어설픈 미소로 사랑의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이 장면에서 우리네 여인의 모습이 사랑스럽다기보다는 안타까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여인의 애정은 남녀유별이라는 시대의 명분 앞에서 감추어져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남녀가 없고 과감해졌다. 메시야를 고대하던 유대인들은 정작 메시야가 오셨을 때 알아보지 못했다. 심지어 알아본 사람들조차 그를 경배하러 가지는 않고 뭔가 계산하고 또 명분을 찾고 있다. 우리 주님께 경배하러 가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가? 주님이 날 사랑하시며 오라하시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한가? 새해에는 에둘러서 예배하지 말고 당당하게 예배하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