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와 예레미야 중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하나?
예루살렘 성은 다윗 때에 이스라엘의 수도로 정해졌고, 남유다 왕국이 멸망하기 전까지 이스라엘 민족의 정치, 경제, 문화, 신앙의 중심지였다. 이 성이 예레미야 선지자 시절에 바벨론에 의해 무너졌다가 이후 시간이 많이 흐르고 느헤미야 때 다시 재건된다. 그런데 만약 성경을 읽을 때, 느헤미야서를 먼저 읽고, 예레미야서를 나중에 읽으면, 마치 느헤미야 때 세워진 예루살렘 성이 예레미야 때 무너진 것처럼 잘못 알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리의 성경은 느헤미야서가 예레미야서보다 훨씬 앞에 나온다. 왜냐하면 성경이 역사 순서가 아니라, 장르별로 배열되었기 때문이다. 율법서,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는 예언서대로 함께 묶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성경의 배열 그대로 읽어간다면, 역사 순서와는 상관없이 예레미야보다 느헤미야를 먼저 읽게 되어 사건의 흐름을 바르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보통 우리가 읽는 『삼국지』는 그 방대한 내용 때문에 약 10여 권 정도의 전집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열 권짜리 『삼국지』를 읽기 시작한 어떤 사람이 하루에 한 장씩 읽어가며, 올 해에는 제7권을 읽고, 그 다음해에는 제3권을 읽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 식으로 누군가 몇 년에 걸쳐 삼국지를 왔다갔다 하면서 모두 읽었다면, 그 책을 다 읽었어도 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이다. 사건의 순서를 뒤섞어서 부분부분 읽는다면 도무지 줄거리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성도들이 성경을 마치 이런 식으로 읽고 있다.
성경에도 사건의 순서가 있고, 큰 줄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을 때에도 성경 전체의 사건을 순서대로, 역사적 흐름에 따라 읽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다윗의 삶이 담긴 사무엘상․하서와 그가 지은 시편을 함께 읽고, 솔로몬의 삶과 그가 쓴 시가서(잠언, 아가, 전도서)를 함께 읽는다면, 다윗과 솔로몬의 삶을 훨씬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하고 어렵게만 보이는 예언서들도 그 시대 배경이 되는 역사서(열왕기, 역대기)와 함께 순서대로 배열해 읽어 가면, 훨씬 쉽게 그 예언자들의 메시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이 무너질 때 애가(슬픈 노래)를 지으며 눈물 흘렸던 예레미야를 먼저 읽고, 그때로부터 약 150여 년이 지난 후,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재건했던 느헤미야를 나중에 읽으면 예레미야와 느헤미야의 중심 사역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신약 역시, 사도행전과 바울의 서신서들을 함께 볼 때, 서신서들이 쓰인 배경을 앎으로써, 보다 풍성한 관점으로 성경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 사건들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성경통독원 조병호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