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보다>
2012년을 기점으로 해서 SNS의 대세가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졌다. 이제 싸이월드를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하지만 가끔은 미니홈피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정들이 그립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다시 싸이월드로 돌아온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만남의 장소가 담벼락이지만 싸이월드는 집에서 만난다.
보고싶은 사람의 미니홈피를 방문하려면 클릭을 몇 번 해야 하는데 페이스북에서 다른 사람의 담벼락을 구경하는 것과 다르게 조금 더 많은 수고와 애정이 필요하다. 클릭 몇 번 더 하는 애정은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의 애정으로 이어지곤 한다 :D
미니홈피의 스킨과 배경음악에서는 때로는 집주인의 삶의 고백이 담겨있기도 하고 슬픔이나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 방명록을 통해서 주고받는 ‘비밀이야’ 메시지는 위로와 격려, 감사와 축하가 담긴 사랑의 통로였다.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 동안 하셨던 교제의 모습도 페이스북 보다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더 가까웠다. 예수님은 삭개오에게 ‘일촌’ 신청을 하셔서 삭개오의 집에 ‘방문’하셨다. 일촌끼리는 미니홈피의 모든 것을 누리듯이 삭개오도 예수님과 일촌을 맺음으로써 그 분의 모든 것을 기쁨으로 누렸다. 혈루증을 앓는 몸으로 마치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누르듯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진 그 여인을 예수님은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다. 가던 길을 멈추시고 직접 그녀를 만나서 위로와 축하가 가득 담긴 방명록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가셨다.
일촌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부르는 일촌명을 정해야한다.
일촌명을 정하는 것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이기를 바라고, 상대방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백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촌을 신청할 때마다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에 ‘대해서’ think ‘about’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그대로 think ‘of’ 하게 된다. 다시 말해 특별한 일촌명은 그 사람만의(나만의)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나의(그 사람의) 어떠함을 그 사람만의(나만의) 언어로 담아낸 나의(그의) 이름이고, 관심과 사랑의 고백인 셈이다.
문득 제자 야고보에게 '우뢰의 아들', 베드로에게는 '반석이'이라는 일촌명을 붙여주신 예수님이 생각났다. 하나님은 겁쟁이 아브람에게 ‘열국의 아빠’라는 일촌명을 지어주셨다. 이름의 뜻 자체가 ‘발 뒤꿈치를 잡는 자’, ‘비겁한 자’였던 야곱에게는 ‘하나님의 권능(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주시며 그의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시키셨고 사울에게는 ‘작은 자(바울)’라는 일촌명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선물로 주셨다.
각 사람의 본질을 가장 잘 아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이 아닌,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존귀함을 우리의 이름으로 삼으시고 불러주신다. 또한 마음의 담벼락을 넘어 내 마음에 들어오셔서 나와 교제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이 나에게는 어떤 일촌명으로 일촌을 신청하실까? 오늘 하나님께서 나의 다이어리에 어떤 댓글을 남겨주실까? 하나님과는 페이스북 친구이기보다는 싸이월드 일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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