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평균연령이 남성보다 3-4세 더 길다. 즉 아내가 나보다 더 오래 산다. 그러니까 내가 죽은 후에 자녀들과, 후손들이 누구를 통해서 ‘나’라는 사람의 일생에 대해 듣고 알게 될까? 나의 인생에 대한 평가는 내 아내가 내린다. 내 아내가 ‘나’와 살면서 ‘나에 대해 느낀 대로’가 나의 모습이 되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발표한 후에, 평가는 독자의 몫인 것처럼 내 인생에 대한 평가는 내가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내리는 것이다. ‘내가 그를 얼마나 감동시켰는가’가 내 인생에 대한 성적표가 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아무리 후하게 평가해도 그 평가는 나의 숨이 멎을 때, 함께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자신을 감동시키지 말고,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감동시키자. 퇴계 이황선생은 집안에서는 막내아들이었다. 할아버지 제삿날 종갓집에서 제사상을 차리느라 분주한데 제사상에서 배가 한 개 굴러 떨어졌다. 막내 며느리는 얼른 주워서 치마 속에 감추었다. 이를 본 큰 며느리가 동서를 크게 나무랐다. 나중에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황선생은 부인을 따로 불러 배를 숨긴 이유를 물었다. 부인은 ‘배가 먹고 싶어서 숨겼다’고 하자 그는 치마 속에 감춘 배를 달라고 한 뒤 손수 배를 깎아 부인에게 줬다. 조선 시대 대유학자 퇴계(退溪) 이황(1501-1570)과 그의 아내 권씨 부인의 이야기다. 퇴계는 신성한 제사 음식에 손을 댄 부인을 꾸짖기는커녕 직접 배를 깎아 부인에게 줬다. 김병일(67) 한국국학진흥원장은 "퇴계의 이런 태도는 부인 권씨의 모자람을 채워주고자 했던 것"이라면서 "인간 중심적 사고에 바탕한 배려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의 인품을 어찌 천원짜리 지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를 읽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