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들이 5일간의 수련회에 다녀왔습니다. 아들의 부족함을 우려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덮어주셔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아들 때문에 더 은혜스러웠다고 고백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련회가 끝나고 집에 왔는데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시면 좋겠다고, 수련회가 끝나면 친구들이 서로 카톡 대화방으로 교제하는데 아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부터 스마트폰 타령을 했는데 불필요한 추가비용 때문에 차일피일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시험 삼아 인터넷전화기에 카톡을 개설해줬더니 “너 스마트폰 샀느냐”고 여기저기서 축하 메시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은 몇 번 짧은 글로 마지못해 응대하더니 계속해서 울려대는 카톡 알림음에 이내 망연자실. 이제까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고적하게 살고 있는데 버릇없는 카톡 때문에 평온한 삶이 깨어져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아들은 스마트폰 사달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감사 사실 SMS만으로도 얼마든지 메시지를 주고받았었는데 얼마 전부터 카카오톡이라는 무료문자서비스가 나타나서는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지만, 공짜라서 그런지 메시지가 공해 수준으로 넘쳐납니다. SMS는 한 번 보낼 때마다 20원이 아까워서 축약어에 띄어쓰기도 없이 80자를 꽉 채워서 보냈는데, 무료 카카오톡이 나온 뒤로는 심지어 한 글자도 채 되지 않는 메시지도 서슴지 않고 ‘전송’버튼을 눌러버립니다; “ㅋ ㅋ” “ㅎㅎㅎ” “ㅠㅠ” “^^” “헐”... “lol” 토씨 하나 때문에 밤새 편지지를 몇 장이고 찢고 새로 쓰던 시대를 넘어, 이메일이 한참 유행하더니, 이제는 이동인터넷 시대가 열려서 가히 “IT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았습니다. 모든 말에 바로 대답을 주고받으니 빨라서 좋긴 한데, 경박스럽고, 즉흥적인 대화가 많아집니다. 카카오톡이든 20원짜리 문자메시지든, 그저 허무한 인사치레나 인맥관리 차원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메시지가 사람의 마음을 부요케 합니다.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순수한 내 아들은 수련회가 끝나고 헤어진 지 몇 시간 만에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카톡 채팅방의 메시지들을 보며 “이것들 왜 이러는 걸까요?”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암튼 더 이상 비싼 스마트폰 사달라고 안 해서 참 좋습니다. 고린도후서 2:3 너희는 우리로 말미암아 나타난 그리스도의 편지니 이는 먹으로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으로 쓴 것이며 또 돌판에 쓴 것이 아니요, 오직 육의 마음판에 쓴 것이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