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랑. 교만하지 않으며...” (신기성) ‘사랑할 수 없지만 사랑해보겠다’고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사랑 없는 말인가. ‘싫다’ 라는 말을 고상하게 돌려 말하면서 말씀대로 살고 있다는 뿌듯함과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것을 지적해냈다는 통쾌함도 느껴진다. 내가 인격적으로 상대방보다 한 수 위라는 느낌도 든다. 교만한 사랑, 상처 주는 사랑이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해해보려는 마음은 그런 류의 말이나 마음가짐을 참아낼 수 있는 절제력을 준다. 자아가 죽을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죽으려고 결심하는 것이 참 어렵다. 억울함, 서러움과 씨름해야한다. 예수님도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마26:39)라고 밤새 눈물로 기도하셨다.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경험하셨기에 '교만하지 않은 사랑'을 하기로 결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느끼는 괴로운 마음을 '체휼'하신다. 겟세마네에서의 눈물의 내적갈등에서 승리하신 예수님은 도살당하는 어린양처럼, 무리들에게 “이런 나쁜 놈들.. 너희가 죄인이라는 건 알고 있어라. 내가 진짜 선심 써서 대신 죽어주는 거야” 라는 말이나 의도도 없이, '교만하지 않은' 사랑을 하셨다. 교만한 사랑은 쉽고 통쾌하지만, 교만하지 않은 사랑은 하려고 결심하는 것도 어렵고, 실천한 후에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비통함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교만한 사랑. 받아서 아픈 적도 있고 내가 한 적도 있다. 내 안에 사랑이 없다. 내가 한동대학교 12학번으로 입학했는데 선배들이 12학번에게 붙여준 세대명이 ‘사랑의 세대’였다. 문득 사랑의 세대 테마송 가사가 떠오른다. 완전하지 못한 우리 사랑은 서로에게 슬픔과 아픔이었네 완전하신 하나님 그 은혜 알 때 그 사랑 우리 안에 가득하겠네. 하나님은 우리가 교만하지 않은 사랑을 하기를 원하신다. 그런 사랑은 '완전하신 하나님의 그 은혜를 알 때' 에만 가능하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자기 몸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