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건을 갖춘 사람이 위대한 사람인가? 북한의 지도자들은 특별히 위대하다는 호칭에 집착한다. 진짜 위대한 사람은 자기가 위대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예루살렘교회는 초대교회라는 위대한 이름으로 불리어진다. 사도들이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증거하고 그 이름을 통해 성령의 능력이 계속해서 나타나자 종교지도자들은 두려운 나머지 사도들을 공회에서 축출하였다. 어떤 조직이든 기득권자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익권이 흔들리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4:7, 5:17). 유대교와 예수교라고 하는 거대한 신앙체계가 충돌한 것이다. 두 편 다 신앙을 위해서 목숨을 건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충돌은 심각하다. 유대교를 구성하는 바리새파와 사두개파는 서로 상극이지만 예수를 대적하는 일에는 협력하고 있다. 바리새파로 대표되는 형식주의, 전통주의 그리고 사두개파로 대표되는 세속주의의 신앙체계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증거하는 새로운 신앙의 체계와 충돌한 것이다. 유대교는 오늘날 이슬람 사회처럼 정치, 경제, 종교가 혼연일체 된 구조로서 그 공동체에서 추방되면 신변의 위협과 사회생활에 겪는 불이익이 막대한 것이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예루살렘교회는 폭발적인 부흥을 거듭하고 있었다(2:41, 4:4) 심지어 허다한 제사장의 무리도 예수를 믿게 되었다(6:7). 이때 가난한 헬라파(해외파) 과부들이 기존의 히브리파(국내파)보다 구제혜택을 받지 못한 일로 갈등이 일어난다. 헬라파 과부들은 언어와 정보가 늦어서 모든 기회에 취약했을 것이다. 바나바나 아나니아 같은 사람들이 자기 밭을 팔아서 헌금하여 이런 막대한 재정적 수요을 감당했을 것이다. 교회는 이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일곱 명의 집사들을 세운다. 이유는 사도들이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표방하고 있지만(6:4) 지금까지 설교를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은 베드로 요한 밖에 없다. 그러니까 아홉 명의 사도들은 구제하는 일을 계속 해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사도들은 모두 국내파가 아닌가? 그래서 해외파를 돕기 위한 일이므로 해외파를 뽑은 것이다. 일곱 명의 집사들의 이름을 보면 한결같이 헬라식이라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이처럼 1세기 예루살렘교회는 누가 보더라도 위대한 교회라고 자랑할 만한 지표들이 많다. 교세가 급성장하고, 재정이 넉넉하며, 조직이 탄탄했고, 사역이 왕성했다. 그런데 특이할 만한 것은 처음 일곱 명의 집사들을 세워서 사역조직을 갖춘 이유가 무엇인가 이다. 오늘날 방식으로 해석하면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 가장 먼저 힘써야 할 것은 개척멤버에 대한 장로장립식과 홍보조직 아니었을까? 그런데 교회 내에서 최약자인 헬라파 과부들의 생계를 돕는 일을 위하여 교회의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예루살렘교회는 오늘날 처럼 세상의 껍질을 1mm도 뚫고 들어가지 못하는 껍데기뿐인 “위대한 교회”가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심장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어주는 강력한 교회였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가장 위대한 교회를 꼽으라면 어떤 기준을 가지고 꼽을 것인가?위대한 기업의 평가기준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계시록 3:17에서 라오디게아교회는 스스로 넉넉한 재정을 자랑했지만 주님은 그들에게 "...실상은 가난하고 곤고하고 가련하고 눈멀고 벌거벗었다"고 평가하신다. 반면에 2:9장에 나오는 서머나교회는 그와 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내가 네 환란과 궁핍을 알거니와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니라." 오늘 주님은 우리 교회를 어떻게 평가하실까?몇 명이 모였는냐? 재정, 조직, 사역은? 대단한 것을 내어놓을 것이 없다. 우리가 어떤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홍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연약한 자를 더 잘 돌아보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를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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