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다. 그런데 명절이 되어도 함께 할 가족이 없거나 딱한 사정으로 오히려 명절이 더 쓸쓸한 사람들이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근심 걱정을 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는 없는 것일까?명절이 되면 누구를 만나고 싶은가? 어린아이들은 용돈을 많이 주시는 분을 꼭 만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 말씀에서 예수님은 이 명절에 누구를 찾아가셨나? 1절에 '유대인의 명절'이라고 나오는데 요한은 그 명절의 이름을 생략했다. 우선 유대인들은 무교절(유월절), 칠칠절(오순절,초실절), 초막절을 3대절기로 지킨다(신16:16).요한복음2:13에서 유월절이 나오고, 7:12에 초막절이 나오기 때문에 1절의 '유대인의 명절'은 칠칠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요한은 그 절기의 명칭보다는 '유대인의 명절'이라고만 말하는데 그 이유는 이미 유대교에서 출교되었기 때문에 심리적 거리감과 또한 이방인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 명절을 맞이하여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에 순례를 하러 올라가셨는데 그 피곤한 여정에 제일 먼저 찾아가신 곳이 예루살렘 양문 곁에 있는 '베데스다' 연못이었다. 그곳에는 많은 병자들이 물의 움직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병자들에게는 절기나 명절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구나 거기 38년이나 된 병자가 있었는데 예수님은 바로 그 사람에게 마음이 향하고 있다. 민간신앙에 따르면 천사가 가끔 못에 내려와 물을 움직이게 하는데 그때 먼저 들어가는 자는 어떤 병이든 낫는다고 병자들은 믿고 있다.이들의 민간신앙 행습에는 어떠한 정의나 윤리 또는 약자에 대한 배려나 동정심도 없다. 그저 가장 빠른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원칙이 당연시 되고 있다.그런 사정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그에 가세하여 예수님의 대적자들은 이 불쌍한 사내의 치유 사건을 목격하고서도 인간성이 완전히 말살된 반응을 보인다. 이들의 눈에 비친 이 사건은 불쌍한 한 사내의 치유의 기쁨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날이 안식일이므로 자리를 들고 걸어가는 것은 율법위반이라는 것이다. 자기들의 절기의 축제에 초대하지도 않고 그 사내와 그를 고쳐주신 예수님을 불행 속으로 몰아넣으려는 악한 지혜만 번득이고 있다. 개발도상국이 올림픽경기를 유치하면 제일 먼저 빈민가를 철거한다. 1988년 우리 나라가 그랬고, 2012년 중국이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철거당하는 빈민들에게 올림픽은 함께 어우러질 축제가 아니라 재앙이 되는 것이다. 명절과 아무런 상관 없이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참담한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찾아오셨고 진정한 명절을 선물하셨다. 38년된 병자는 소외된 베데스다에서도 한 층 더 비참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7절) 예수님을 만나 병고침을 받은 후에 어쩌면 평생 처음으로 명절의 기쁨을 누리고 그리운 가족들을 다시 만나러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없다. 아무리 규모가 큰 축제라 해도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비탄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계19:8) 하신 말씀처럼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시면 구원받은 모든 성도들이 영원한 복락을 누릴 것이다. 예수님은 율법과 질병에 억눌려 명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진정한 명절을 회복시켜주신 것이다. "또 이르시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막2:27)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요5: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