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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어떤 종목보다 투수 한 사람이 승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김광현선수가 무실점으로 잘 막고 내려올 때, 다음 투수들이 출전하고 싶을까?소극적인 마음으로 감독에게 “광현이가 잘 하니까 계속 던지게 해주세요” 라고 말할까? 그러면 자기는 안전하다.역전의 패배의 위험도 없다.박주영이 영국 축구명문 아스널에 입단했다가 1년에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 일에 대하여 팬들이 “일도 안 하고 연봉은 다 받았다”고 좋아할까?정상적인 선수라면 연봉은 절반이라도 벤치가 아니라 운동장에 나가 뛸 기회가 많은 팀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이다.
오늘 본문의 사건은 예수님의 수난 예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베드로가 놀라운 신앙을 고백한 후에 예수님은 처음으로 수난을 예고하셨다(8:31). 그러자 베드로가 항변한다(8:32=마16:22 "주여 그리 마옵소서") 그러자 예수님은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구나"하고 꾸짖으셨다. 주님이 베드로의 이렇게 용기있는 말을 오히려 꾸짖으시자 제자들은 모두 당황했을 것이다. 제자들은 아직 "고난받는 그리스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그들은 종교지도자들처럼 그리스도는 죽지 않고 영원한 분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눅23:35). 그렇기 때문에 평범하게 직설적으로 설명하셔도 알아듣지 못하고 비유처럼 생각한 것이다(9:10).
그일로부터 엿새후에(9:2) 제자들의 믿음 성장을 위해 대표로 세 명을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서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다. 이번에도 베드로가 나선다. 그는 이 놀라운 광경에 황홀하여 뜻 모를 말을 내뱉었다.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초막 셋을 짓고(여기 살고 싶어요)." 주님이 영광스럽게 변화하신 모습을 보여주신 목적은 주님이 힘이 없어서 봉변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고하신 바와같이 계획하신 일을 이루시는 과정을 분명하게 믿게 해주시려는 것이었으리라. 베드로처럼 인간적인 의리로 막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한 가지 사건에서 오늘날 우리의 신앙을 세 가지 국면으로 나누어보았다.
1.산 아래의 영성: 아직 산에 올라가보지 않은 사람. 영적인 체험도, 영적인 일에 관심도 없다.영적인 필요도 못 느낀다. 가슴에 무슨 뜨거움을 느껴본 것도 없다. 산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그저 마음에 위안이나 구하는 물질주의 종교인이다.
2. 산위의 영성: 산에 올라가서 영적인 눈을 뜨고 보니 "여기가 좋사오니". 홀연히 변화된 모습으로 산 위에서만 평생 살자는 것이다. 산 아래로 내려가지 말자. 내려가면 인생이 복잡하니까; 학교, 직장, 친구, 심지어 교회문제....세상에서 문제와 맞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그 동안 이런 형태의 신앙생활이 지배적이었다. 그 결과 세상을 사탄에게 내주고 신앙생활은 교회 안에서만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죄악이 많은 세상에 두고 올라 가셨다(요17:15이하).
3. 다시 산 아래로: 그러나 신앙생활의 승부는 산 위에서가 아니라 산 아래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예수님과 함께 산위에 올라갔다가 영적인 능력을 경험하고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온 삶이다. 베드로는 산 위에 계속 머물러 있자고 제안했지만 하나님은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고 말씀하셨다. 요즘 아이들 말로 "닥치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리 마옵소서", "여기가 좋사오니" 이런 말 하지 말고, 고난 받고 십자가를 지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라는 말씀이다. 이 일 후에 예수님은 말없이 산 아래로 다시 내려오셨다. 변화산으로 데리고 올라가신 이유는 능력을 체험하고 다시 세상으로 데리고 내려오기 위해서였다.
한국교회가 수십년 동안 산위의 영성을 중시한 결과 세상으로부터 성도들을 격리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세상 속에서는 무기력한 신자들로 만들어 놓았다.가정,학교,직장, 사회 전체가 마귀의 놀이터로 전락되어 가고 있다.하나님은 독생자를 세상 속으로 보내셨는데 우리는 독생자를 납치해서 산위로만 올라가려 한다. 승리도 패배도 없는 산 위에 초막을 짓지 말고, 주님과 함께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와서 마귀와 싸우자. 메시야의 길은 수난, 죽으심, 부활의 여정이다. 제자들은 이런 직설적인 말씀을 모국어로 듣고도 이해를 못했다. 잘못된 신학의 틀에 넣어보니 오답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해놓고서도 결국 그분의 말씀, 그분의 방법, 그분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생활이 힘들게 느껴진다면다면 지금 산 아래 내려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님의 수난, 죽으심, 부활의 풀고스를 함께하자. 고난을 통과한 영광을 위해 |
